가을이오면
가을이 오면~~
눈부신 햇살 아래
비친 그대의 미소가
아름다워요~
이십년은 훌쩍 넘었을 이문세의 이 노래가
라디오에서 자주 들리기 시작했고,
따가운 햇살에 고소하게 노릇노릇 구워지는 폭신하고 너른 들판 위에서
맘 놓고 비행을 즐기는 잠자리들도
교회 담장이넝클에서 기도를 하던 참새떼들도
'가을이야'
'이젠 가을이라고'
내 귓가에서 종알종알 수다를 떨고
내 발밑으로 자꾸만 낙엽이라도 굴려보냅니다.
한 창 여름날에 마련했던 퍼프소매가 달린 체크블라우스는
한 번 입어볼 기회도 없이 옷걸이에 매달린체로 장롱속으로 들어갔으며,
심어놓기만 하고 제대로 돌봐주지도 못한 오이줄기는
비비 꼬인체로 바스라질 모양으로 그냥 늙어버렸습니다.
내가 심지도 않은 호박은 어느새 개들의 지붕위를 덮어버렸고 ,
주렁주렁 뒤늦은 호박이 열리고 있습니다.
곧,잔 국화꽃들이 화단 밖으로 기어나올테고,
오동나뭇잎들도 다 져 버릴것을 생각하니 또,
시간보다 앞서가는 마음이 쓸쓸하다고 노래를 합니다.
저녁에는 늙은 오이를 무치고 호박전도 하고
쓸쓸한 노래대신 공짜로 얻는 기쁨이라도 준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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