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사치라고 했다. 먹고 사는 일이 버거울 때 사랑은 먼 나라의 놀이 같다. 자고 일어나 맞이해야 하는 세상살이가 동화처럼 이루어지지 않을 때 사랑은 그런 동화에나 나오는 이야기 일 뿐이다. 솜사탕처럼 어느새 입안에서 향긋하게 녹아내리는 사랑은 부질없이 꿈꾸는 이상 같다. 사랑이 사치라고 했다.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의 사랑은 영화나 소설에서의 주인공들이나 하는 그럴싸한 이야기 같다. 하품이 나오는 지루한 사랑이라고 해도 어쩐지 멋있어 보이는 사랑은 봄볕처럼 싱그럽다. 사랑이 사치라고 했다. 그래서 그리도 부유해 보이는 사랑은 허기진 삶 뒤에서 늙어 가는가 보다. 그래도 사랑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