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 아직 끝나지 않았다. (4/2,수)
(남)안녕, 카티야. 너는 떠났고,
나는 지금 여기 앉아 장벽과 나 자신에게 화를 내고 있어.
울부짖으며 이 시멘트 장벽을 무너뜨리고 싶은 심정이야.
예전에는 이 문제를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어.
장벽은 나와 별 상관이 없다고 말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아. 장벽은 견고해. 어처구니 없지.
그렇지 않니?
너를 좀더 오래 껴안고 진한 키스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나 나의 건강한 이성이 그걸 막았어.
어리석다, 그치?
나는 어떤 환상도 가질 수가 없어. 그저 니 편지를
기다릴 뿐이야. 어떤 이야기를 써야할지 모르겠다면
단순하게 니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했는지 적어줘.
그걸로 충분해. 안녕... - 마르쿠스로부터
(여) 보고 싶은 마르쿠스,
니 편지를 몇 번이나 다시 읽었는지 몰라.
어제 우리는 연극 리허설을 했고, 오늘 저녁이 공연이야.
그것 때문에 난 벌써 상당한 공포를 느끼고 있어.
몇 대목에서 우리 대부분이 웃음을 참지 못했는데,
그렇게 되면 이 작품의 전체 메시지는 사라져버려.
관심 있다면 다음번에 대본을 보내줄게.
널 사랑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그리고 너와 함께 많은 것을 하고 싶어.
니 편지가 벌써 기대된다. 안녕! - 카티야로부터.
-카티야 힐데브란트의 <장벽 너머 너에게>중에서
사랑하고 사랑 받는 것은
태양을 양쪽에서 쪼이는 것과 같다고 해요.
그래서 사랑하고 사랑 받는 사람들은
얼굴에도 꽃이 피고,
뒷모습에 드리운 그림자에서도 꽃이 피나 봅니다.
-아침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