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가치에 대해서 / (宵火) 고 은영
사람과의 만남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상처에 노출되어 있는가
우리
밀물로 조우하는 순간은
서로에 대해
묻지 않기로 하자
가슴에 묻은 순정을
한꺼번에 쏟지 말고
하루에 딱 한가지씩만
고백하기로 하자
사랑이나, 그리움은
영혼으로 여는 우물이라
눈이 없는 봉사이므로
그 깊이를 볼 수 없나니
조율된 피아노
건반을 두들기면
맑은 음이 공명하듯
사랑도 그렇게 맑아야 하는 것
사랑은 요구가 아니고
오늘 바로 이 자리에서
내가 찾아야 하는
가치인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