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직진 2013. 12. 30. 09:49

  • 사진='베이스볼 유머' 트위터
"고우 추∼! 고우 추∼!" 추신수(31·신시내티 레즈)에 대한 환호성이 커질수록 상대 투수들은 그를 견제하려고 애쓰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야구팬들은 추신수가 혹시나 부상을 입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유독 추신수가 몸에 맞는 볼이 많기 때문이다.

'100% 출루'로 만점 활약을 펼친 22일 마아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추신수는 몸에 맞는 볼 2개를 추가하며 올 시즌 개막 3주 만에 9개의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다. 이는 뉴욕 양키스와 로스앤젤러스 다저스 선수 전체가 같은 기간 기록한 몸에 맞는 볼 개수와 같다. 한 달 기준으로는 내셔널리그 역사상 최다 기록과 타이를 이룬 것이기도 하다. 1개만 더 맞으면 그는 '한 달간 내셔널리그에서 몸에 맞는 볼을 가장 많이 맞은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마그넷 추'(자석처럼 공이 붙는다고 해서 추신수에게 붙여진 별명)라는 별명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추신수의 타격 스타일은 스트라이크존에 들지 않은 공은 넘기고 실투를 노려 안타로 연결하는 것이다. 그는 최대한 베이스에 가깝게 붙어 바깥쪽 공은 밀어친다. 따라서 추신수를 상대하는 투수들도 몸쪽 승부를 걸 수밖에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추신수가 유독 볼을 많이 맞는 까닭이다.

'베이스볼 유머' 트위터(@BeisbolHumor)는 22일 추신수가 얼마나 많은 공을 맞고 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는 합성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투수에겐 방망이를 휘두르려는 추신수가 마치 우체통처럼 보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투수가 뿌린 공이 우체통에 편지가 쏙쏙 들어가듯이 추신수 몸을 맞춘다는 점을 패러디한 셈이다. 또 미국의 개구쟁이들이 공이나 돌을 던져 우체통을 맞추거나 쓰러뜨리는 것처럼 투수들이 추신수를 상대하려 한다는 점을 은근하게 비꼬는 사진이기도 하다. 그만큼 투수들에겐 추신수가 신경 쓰이는 존재인 셈이다.

추신수도 22일 신시내티 인콰이어러 인터뷰에서 몸에 맞는 공에 대해 심경을 밝혔다. 추신수는 "머리나 뼈 등 민감한 부위에 맞는 건 걱정되지만 몸에 맞는 볼도 경기의 일부"라면서 "타격은 굉장히 민감한 작업이다. 지금의 방식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러 맞으려 하는 것도 아닌데 몸에 맞는 볼에 대해 내게 자꾸 묻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나는 상대 투수의 모든 공에 집중하며 그 어떤 공도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추신수의 투지와 근성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답이다.

더스티 베이커 신시내티 감독은 '보물'과도 같은 추신수가 부상을 입을까봐 걱정하고 있다. 베이커 감독은 "추신수가 팀을 위해 출루하는 것도 좋지만 조만간 중요한 부위에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야구 팬들도 추신수의 부상을 염려하고 있다. 추신수는 클리브랜드 클리브랜드 인디언스에서 뛰던 2011년 조너선 산체스(당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던진 공에 왼쪽 엄지손가락이 골절된 바 있다. 추신수는 이때 부상을 입은 이후 저조한 성적을 보인 데 대해 "계속되는 몸쪽 위협구로 타석에서 움츠러들었고 정신과 상담까지 받았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다행히 심리치료와 강인한 정신력으로 공포를 이겨냈지만 몸에 맞는 공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팬들은 추신수의 부상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22일 인터뷰에서 추신수는 "몸에 맞는 공을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해서 공격적인 야구를 해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추신수가 기량을 뽐낼 수록 투수들의 공도 공격성을 더해가고 있다. FA(자유계약선수) 대박 계약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추신수가 큰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낼 수 있기를 한국 야구팬들은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